12편: 집주인과 얼굴 붉히지 않는 수선 의무 및 원상복구 범위

자취 생활을 하다 보면 형광등이 나가거나 수전이 고장 나는 등 크고 작은 수선 거리가 생깁니다. 이때 많은 자취생이 고민하죠. "이거 내 돈으로 고쳐야 하나, 아니면 집주인에게 해달라고 해도 되나?"

잘못 요구했다가는 까다로운 세입자로 찍힐까 걱정되고, 가만히 있자니 내 생돈이 나가는 것 같아 억울합니다. 오늘은 법원 판례와 민법을 기준으로 집주인이 고쳐줘야 할 것과 세입자가 관리해야 할 것의 경계를 명확히 정리해 드립니다.

1. 큰 고장은 집주인, 소모품은 세입자

가장 기본적인 원칙은 '수선 규모'입니다. 건물의 구조적인 결함이나 큰 비용이 드는 설비는 임대인(집주인)의 몫이고, 간단한 소모품 교체는 임차인(세입자)의 몫입니다.

예를 들어 보일러 노후로 인한 고장, 벽면의 균열, 천장 누수, 싱크대 파손 등은 집주인이 수리해 줄 의무가 있습니다. 반면 형광등 교체, 도어록 건전지, 수도꼭지 손잡이 등 저렴한 비용으로 쉽게 고칠 수 있는 소모품은 세입자가 부담하는 것이 관례입니다.

2. 곰팡이와 결로, 책임은 누구에게?

겨울철 가장 많이 싸우는 원인인 곰팡이입니다. 이는 발생 원인에 따라 책임이 달라집니다.

만약 건물의 단열 불량이나 누수 때문에 생긴 곰팡이라면 집주인이 도배를 해줘야 합니다. 하지만 세입자가 환기를 전혀 시키지 않았거나 빨래를 방 안에서만 말려 생긴 곰팡이라면 세입자에게 원상복구 책임이 돌아갈 수 있습니다.

  • 나의 팁: 입주 당시에 곰팡이가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반드시 사진을 찍어 집주인에게 전송해 두세요. 이것이 나중에 가장 강력한 증거가 됩니다.

3. 원상복구의 범위: '생활 마모'는 무죄

나갈 때 집주인이 "벽지가 누렇게 변했다", "바닥에 가구 자국이 있다"며 보증금에서 수리비를 깎으려 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법적으로 **'통상적인 생활 마모'**는 세입자가 책임질 필요가 없습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벽지 색이 변하거나, 침대나 책상을 놓아 바닥에 생긴 자국 등은 원상복구 대상이 아닙니다. 다만, 세입자의 부주의로 벽지가 찢어지거나 바닥에 깊은 패임이 생긴 경우, 반려동물이 손상시킨 경우에는 수리 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4. 못 박기, 해도 될까요?

자취생들의 영원한 난제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는 가능합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집주인들이 벽 훼손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미리 협의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대형 벽걸이 TV 설치를 위해 구멍을 여러 개 뚫는 것은 원상복구 청구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가급적 '꼭꼬핀'이나 '무타공 선반'을 활용하고, 어쩔 수 없이 못을 박아야 한다면 미리 사진을 찍어 집주인에게 "시계 하나만 걸어도 될까요?"라고 문자를 남겨 기록을 만드는 것이 현명합니다.

5. 수리가 필요할 땐 반드시 '먼저 알리기'

고장이 났을 때 내 돈으로 먼저 고치고 나중에 청구하는 방식은 피해야 합니다. 수리 전 반드시 집주인에게 고장 부위를 사진이나 영상으로 보내고 확인을 받아야 합니다.

"이 부분이 고장 났으니 수리 기사를 부르겠다, 비용은 어떻게 할까요?"라고 먼저 물어보세요. 허락 없이 고쳤다가는 비용 청구는커녕 '임의 수선'이라며 오히려 원상복구 요구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기록은 항상 문자나 메신저로 남겨두는 습관을 들이세요.


핵심 요약

  • 수선 주체: 큰 설비(보일러, 누수)는 집주인, 작은 소모품(전등)은 세입자

  • 곰팡이 책임: 건물 결함은 집주인, 관리 소홀은 세입자 부담

  • 원상복구 제외: 일상적인 생활 마모나 가구 자국은 보상 의무 없음

  • 협의 우선: 못 박기 등 벽면 훼손이 예상되는 행동은 사전에 동의 구하기

  • 증거 보존: 입주 시 상태 사진 촬영 및 모든 대화 기록은 문자로 보관

다음 편 예고

내 권리를 지키는 법을 알았다면, 이제는 몸의 신호에도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다음 편에서는 '13편: 자취생 건강 관리: 아플 때를 대비한 비상약 리스트'를 통해 혼자 아플 때 서러움을 줄여줄 실전 팁을 알려드립니다.

자취하면서 집주인과 수리 문제로 다퉈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혹은 지금 수리가 필요한 곳이 있나요? 댓글로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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